DONUT

퍼렁 빛깔

 

늦은 밤, 어딘가에는 빛이 있었고,

빛 아래 무채색 벽을 타고 오르는 푸른 색채는 오래도록 시야를 벗어나지 못했다.

색채는 밤을 닮은 검은 그림자를 품고 있었다.

 

그 옆으로 걷다보면 바람을 타고 오래된 이야기가 들렸고,

눈이 계속 같은 운동을 반복하며 지나간 자리가 그림자 모양을 만들고 있었다.

 

나는 줄곧 파랑새만을 그려댔다.

너는 그 이유를 궁금해 했고, 나 역시 이유를 찾으려고 했다.

손톱 밑, 무릎 아래 짙게 끼인 파랑새의 깃털을 박박 지우다가 알았다.

깃털은 말끔히 지워지지 않고 흔적을 남겼다.

그러니까 너를 다시 만날 때, 오므리고 있던 손을 펼쳐서 보여주려고 한다.

파랑새야, 푸른 색채를 남기고 떠났구나.

 

밤을 닮은 그림자는 모두 지난날일 뿐이었다.

 

 


기억하는 사람

 

나는 유독 지난날이 들려주는 목소리를 자주 듣고,

나는 유독 지난날이 상영해주는 필름영화를 자주 봤다.

 

CCTV가 항상 우리를 찍고 있는 것도 아니고, 누군가 우리가 찍힌 영상을 돌려보지도 않을 것이다. 우리는 영화 속 주인공이라든지, 위험인물이라든지, 그다지 중요한 인물이 아니기 때문에.

그래서인지 우리는 그냥 지나칠 법한 순간도, 잊고 싶은 순간도 잘 각색해서 한켠에 필름으로 간직하고 있었다. 보통 영화를 볼 때는 눈하고 귀를 이용하지만, 지난날이 상영하는 영화는 눈이 아닌 어딘가, 귀가 아닌 어딘가에서 열심히 상영되었다.

내 곁에 있는 너, 아니면 내가, 어느 누군가는 이 순간을 기억해줘야 아쉽지 않을 텐데. 어쩐지 너에게는 순간을 붙잡으려는 마음이 하나도 없는 것만 같아서, 내가 붙잡아두고서 미련하게도 자주, 자주 돌려보고는 하였다. 가끔 쓴 눈물을 삼키고, 몰래 피식 웃음 짓기도 하는 게 이상해보이겠지만,

그래도 내가 기억하는 사람 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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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젖은 종이 위에 글을 써.

 

써지지도 않는 종이에 어쩌란 말이야? 계속 써봐야 찢어지기만 하고 찝찝한 기분만 남을 텐데. 심지어 지워지지도 않아. 운 좋게 글자가 쓰였다가는 번지기만 한다고.

 

그래도 젖은 종이 위에 글을 써.

 

자, 봐. 내가 꼭 이 짓을 해서 보여줘야 믿겠어? 종이가 찢기고 너덜너덜해졌어. 펜은 점점 쓸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리고. 이걸 보는 사람의 기분도 그리 좋지 않을 거야.

 

종이는 이미 홀딱 젖어버렸고, 너는 펜을 가지고 있어. 어떤 사람들은 그래도 글을 쓰라고 해. 너는 어쩔 수 없이 젖은 종이 위에 글을 써야만 하지. 그렇기 때문에 나는 너를 돕는 거야. 이 상황에 익숙해지라고.

 

2.

녹인지, 록인지 자꾸 끼어서 물을 못쓰게 되어버렸다. 물은 흐르는 운명인데도 녹을 걷어가지 못하는 게 영 이상하지. 아니, 오히려 부추긴단다. 이 세계에는 물이 너무 많아 나는 안절부절못하고 손톱만 물어뜯는다. 영원히 안전한 곳이 없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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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그를 만난 것도, 어쩌면 영영 변하지 않을 것만 같았던 일상의 관성을 깨고 무언가를 지불했기 때문이었다.

 

한창 돈을 벌고 있었다. 9시부터 12시까지 수업을 듣고, 30분 동안 밥을 먹고, 잠깐 사무실에 갔다가, 더러운 기분을 안고 들어간 수업을 망치고, 다시 사무실로 돌아갔다. 아무리 남의 돈을 벌기가 힘들다지만, 어째서 돈을 가진 자들은 하나같이 근로자에게 월급에 상응하는 고통을 주려할까! 고통을 주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상사의 부당한 대우와 근로자의 불성실한 태도에 대해 시간을 꽉 채워 높은 소리로 연설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어떤 불쌍한 근로자는 높은 소리가 고통을 주는 이유에 대해 고민하다가 불현듯 자신의 유년 시절, 깊은 곳에 잠긴 추억에 빠져들고 마는데, 이것은 높은 소리보다도 더 큰 효과를 냈다. 근로자는 속에 가래처럼 걸린 추억을 뱉어내려 자신도 모르게 일그러진 표정을 만들어버렸는데, 그것을 본 고용주는 톤을 더 높여 근로자의 불쾌한 표정에 대해 (온전히 근로자의 성공적인 사회생활을 위해) 연설을 한 장 더 펼쳤다.

 

다행히도 돌아갈 곳이 있었다. 씻고서 말도 안 되게 넘치는 뉴스를 뒤적이며 시간을 흘리다보면 잠깐 시간이 나거나, 잘 때가 되거나… 자기계발, 공부가 다 뭐야. 시간만 축내는 인생도 힘든 걸. 나는 내가 이 게임에서 불리한 위치에 있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항상 대들고 문제를 만드는 골칫덩어리다. 또, 남들이 하는 것이나 사는 것은 다 가질 수 있어야 사는 맛이 나지 않겠냐는 지론을 포기하지 못했다. 머릿속으로 열심히 지론을 증명해보이면서, 도저히 세탁이 불가능한 기분을 안고 침대에 들 때, 다가올 하루가 이렇게 투명하게 보인다면 더 이상 보지 않아도 큰 문제는 없겠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밤은 조금씩 생명을 앗아가는 극악무도한 수집광이다.

 

그 날은 변화가 필요하다 싶어서 새로운 곳에 갔다. 명을 재촉하며 돈을 버니까 비싼 식당을 갈 수 있게 됐다. 인당 몇 만원씩 나오는 식사를 하면서, 고개를 드는 죄책감을 밟아 뭉갠 채로 조금은 불편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그 때, 양식에 곁들이는 초록 식물, 아스파라거스를 만날 수 있었다. 내 기준으로 그는 아무 맛도 없고 내세울 것이라고는 아삭, 씹힌다는 것뿐이었다. 정말 내세울 것 없는 아스파라거스는 마요네즈에 버무린 콘만 먹었다면 심심했을 샐러드에 아삭 씹히는 맹맹한 맛을 첨가했다. 맹맹함도 첨가했다면 첨가라고 할 수 있다. 아주 드물게 소수점 단위로 이질감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나는 그 이름과 맛을 알아내는 데 무려 20년이 걸렸다. 아사이 베리와 아마란스를 알아내는 데는 1년이 더 걸렸지만, 이 발견만큼은 어딘가 이질적인 느낌을 주었다. 내가 모르는 세계에 대한 일종의 배신감도 한 구석에 자리 잡고 있었다. 왜 많은 사람들이 이 특징도 없는 녹색 식용 식물을 즐겨 쓰고 사랑하는지, 왜 내가 20년 동안 먹어보지 못한 음식에만 곁들이는지가 궁금했다. 이제는 큰 죄책감 없이 비싼 양식을 즐길 수 있지만, 의문은 하나도 해결되지 못했다. 가끔 만나는 아스파라거스가 그렇게 반가울 수 없고, 아무 이유 없이 그가 불쑥 떠오르기도 한다. 마음먹으면 언제든 대가를 지불하고 만날 수 있지만, 나는 근본이 무력하고 무기력한 사람이기 때문에 굳이 그런 힘을 들이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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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도넛 파티와 집회 후기

 

어린 소녀는 소문으로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어요. 저기 네모난 상자 같은 곳에서 매일 저녁 재미난 일이 벌어진다는 걸요. 그 상자 속의 사람과 운율과 공기는 기쁨의 모양이든 슬픔의 모양이든 행복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어요.

 

파란색과 하얀색 원들이 상자 주위를 진 치고 있었어요. 빛나는 원과 나무 상자는 밤만 되면 구름 위 두둥실 틈 사이 새어나오는 빛으로 눈부셨어요. 하지만 어른들은 그곳에 가면 안 된다고 했어요. 상자를 지키는 원들은 어린 아이를 싫어해서 아이가 상자에 들어가려고 하면, 원이 빨간색으로 변하면서 평생의 불운을 가져다준다고 했어요.

그곳을 자유롭게 드나드는 아이들은 원이 무슨 색으로 변하든 상관이 없는 걸까요? 손가락질도 빨간색 원의 딱지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 했어요.

 

눈앞에 아른거리는 가짜 아닌 행복을 매일 놓치는 불쌍한 소녀는 손톱으로 나무껍질에 슬픔을 새기기 시작했어요. 어른들에게 일기장을 들키는 순간 진짜 불행이 시작될 것을 알기 때문이었어요.

- 비극은 멀리 있지 않다

헐어가는 붉은 손가락은 어떤 고통도 주지 못했어요. 커다란 슬픔 앞에 고통은 무력했어요. 그날 저녁 잠들기 전, 상자에서 흘러나오는 보드라운 음악소리에 견디다 못한 소녀는 잠옷차림으로 상자를 찾아갔어요.

‘제발, 색이 변하지 않게 해주세요.’

 

상자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큰 음악소리에 머릿속이 징- 울리고 흔들렸어요. 쉴 새 없이 바뀌는 공간과 음악이 마치 상자를 빠르게 굴리는 것 같았어요. 시끄러운 음악, 조용한 음악, 화내는 음악, 달래는 음악, … 구르는 상자에 몸을 맡기고 구르는 사람들은 자유롭게 몸을 흔들며 생애 최고의 날인 마냥 웃고 있었어요.

 

바쁘게 움직이는 소리와 붉은 색, 이리저리 뻗어가는 선 말고 무엇이 있겠어요?

 

어른들은 왜 사랑과 음악만을 좇는 그들을 상자에 모아두고 광신도들처럼 묘사했을까? 머릿속은 여러 목소리들로 괴로웠지만, 잘 시간에 없어진 소녀를 찾을 어른들을 생각하니 소녀는 서둘러 상자를 빠져나와야 했어요.

나와서 바라본 상자는 항상 선망하던 모습 그대로였어요. 파란색과 하얀색 원들도 변함없이 빛을 내고 있었어요. 다시 집으로 돌아갔을 땐, 조금의 시간이 흘러있었어요. 상자 속에서 보낸 시간들은 홀연히 사라진 거예요. 주저앉아 허망한 기분을 곱씹어 봤어요. 하지만 아무에게도 상자가 준 행복과 텅텅 빈 허무에 대해 이야기할 수 없었어요.

 

아, 적지 않으면 안됐던 거예요.

그 순간들을 그저 시간에 날려 보내지 않기 위해서

 

 

-

시위에 가서 가족을 모두 빨갱이로 만들 생각은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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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도넛학

- 도넛학의 한 갈래로, 도넛의 기원과 집단 구조를 이해하고자 시작되었다. ... 더 알아보기

 

 

교복 입은 나는 하교 후 학원이나 시내에 가는 또래들과 달리 곧장 집으로 간다. 아무도 없는 집에 들어오면 옷만 대충 갈아입고 책상 앞에 앉는다. 별달리 할 일도 없는 나는 우두커니 앉아 생각만 한다. 하나, 둘, 셋, 넷, … 벽에 걸린 시계를 내려다 책상에 놓고 열두 조각 낸 후에 하나씩 입에 욱여넣는다. 열, 열하나, 열둘, …, 쉰여덟, 쉰아홉, … 열두 조각을 전부 해치우고 고개를 들면 새로 하나가 걸려있다. 다시 내려다 없애고, 또 내리기를 반복하다가 지루해, 바닥에 등을 깔고 누워버렸다.

바닥의 차고 습한 기운이 그대로 전해져 소름이 돋았다. 누워서 천장을 바라보다가 어쩐지 서늘하고 서글픈 기분이 들어 몸서리쳤다. 고개를 옆으로 돌려 세로로 길게 놓인 전신거울을 바라보았다. 얼굴과 거울 사이로 작은 무언가 지나갔다. 작고 무서운 검은 생명체를 지긋이 바라보다 벌떡 일어나 휴지를 둘둘 말아 그 위로 덮어버렸다. 우직, 연결 부위가 군데군데 끊어지는 절절한 비명이 들렸다. 그 순간, 집 밖의 어둠을 떠돌아다니는 생명체들이 기다리는 비극이 너무도 자세히, 생생하게 그려졌다. 손에 잡힐 듯한 고통에 팔이 저릿했다. 저 멀리 지구 반대편의 비극까지도 …

그날 밤 이 이야기를 가족에게 했더니 넌더리를 내며 혀를 차는 것이었다. 너는 왜 그렇게 유별나니. 남들은 그냥 지나가는 일을 가지고. 어디서 저런 게 나왔나 몰라.

나는 웃기로 하였다. 나의 절반을 제공한 기증자의 핀잔을 그냥 웃어넘기기로 하였다. 유별난 돌연변이! 우리는 매순간 놀라운 속도로 일어나는 변이에 무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진화에서 돌연변이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모른다. 인류는 돌연변이 없이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없다. 돌연변이가 생존에 유리한 성질을 갖고 생존 경쟁에서 승리한다면 새로운 종, 신인류가 되는 것이다. 도대체 진화의 징후들은 어디서 무얼 하고 있나. 어딘가에 모여서 음침한 일을 모의하거나 뜬금없이 무시무시한 기계를 만들고 있을까.

본 적도 없는 상이 놀랍도록 자세히 그려지고, 들은 적도 없는 소리가 생생히 들린다는 사람들이 있다. 이는 비극적이지만, 이렇듯 진화의 징후일 수도 있다. 하지만 눈을 감아도 무언가 보이고 누군가 계속해서 이야기를 읊조리는 것은 여전히 귀찮고도 무서운 일이다. 이럴 때는 자려고 눕는 것이 상책이다. 눈을 닫고 잠을 청하면, 어두운 공간을 타고 또 다시 작은 소리가 머릿속에 울려 퍼진다. 교복 입은 나는 하교 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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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발이 닿는 곳은 조용히 요동치고 있었다.

 

머리카락도 손가락도 바람을 따라 불안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다들 잠이 들고 몇몇만이 사납게 뒤척이는 이 시간

이곳은 어째서 방보다 밝은가 생각해보았더니,

달이 있기 때문이었다.

달이 너무 밝게 빛나서 사진으로 담으려 했지만 사진 속 그는 좁쌀보다도 작고 힘없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사진이라면 현실보다는 밝게 빛나야하는 것 아닌가. 볼품없는 달의 모습에 씁쓸했다.

 

바람이 차게 긁는 것이 … 가을이 온 것 같다.

나만 눈치 채지 못한 건지, 나는 여전히 여름이었는데 말이다.

다리가 주체 없이 흔들리며 디딜 곳을 찾아 버둥거리고 있었다.

발을 딛고 몸을 뻗대면, 지면의 마찰이 나를 받쳐 올리는 게 자연의 법칙이다.

-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정상이 아니야.

 

눈을 감으니 등 뒤로 살아있는 기운이 느껴졌다.

바람에 부딪히며 밟히는 소리를 내는 건, … 나무다.

혼자 우두커니 서있는 나무를 왕따나무라고 하던가.

기구한 운명,

아등바등 남을 이기고 혼자 살아남아도 그런 이름을 갖게 된다.

갑자기 박수를 치고 싶어졌다.

 

 

시멘트 바닥은 차고 딱딱하다.

작년 이맘때, 오늘처럼 달이 가득 찼을 때

온가족이 소원을 빌러 옥상에 올라온 일이 있었다.

어렸을 땐 몰랐지만, 이제 보니 이 집 옥상은 너무 무방비 상태였다.

- 위험하지 않아요? 난간이라도 설치하는 게 좋을 텐데.

- 뭐 하러 그런 걸 … 다른 집 봐봐. 조심하면 안전하다고.

 

그로부터 1년째 되던 날,

그 집 옥상에는 없던 난간이 생겼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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