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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utist 1번지/Flying Gambee 3건이 검색되었습니다.

11-0=11

회사에 가지 않아도 되는 날이 11일 남았다.

주방의 알람시계는 똑똑하지 않아서 여전히 06시 50분에 울렸다.

다시 잠에 들었다가 느지막히 10시쯤 눈을 뜨니 라이로부터 잘잤냐는 메시지가 와있었다.

쌓여있는 빨래들을 세탁기에 쑤셔넣고 용산역으로 나갔다.  

우리는 샌드위치를 먹으며 두번째 대화를 시작했다. 

나와 다른 삶을 사는 그의 이야기가 재밌었다. 

과감하고, 다이나믹하고, 재미있었다. 

긴 음악회 같던 대화가 마무리되자 해가 졌다. 

집으로 돌아와 손가락 끝이 따끔따끔해질 때까지 기타를 쳤다. 

지친 몸을 침대 위에 뉘여 유투브를 유영하다 시계를 보니 새벽 한가운데다. 

아침 일찍 먼길을 가야하는데 캐리어에 넣어야할 옷들은 아직 축축하다. 

아침까지 마르지 않을 옷들을 만지작거리다가 앉아 또 음악을 들었다. 

정체모를 불안감은 무엇 때문일까 생각하다가,

오랜만에 주어지는 여유에 적응하지 못한 탓이라고 생각했다. 

내일은 좀 더 괜찮은 글을 써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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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시로 가는 비행기 가격이 올랐다.

게다가 크리스마스 이브 아침 공항으로 가는 버스는 더디게 운행된다고 했다.

 

여러모로 잘 된 일이다.

 

손바닥만한 초콜릿을 잔뜩 먹고는

다니씨가 준 미니티슈를 뜯어 코를 팽 풀었다.

 

창밖에 내리는 비는 언제쯤 멈추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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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시로 가는 비행기 티켓을 검색하는 일은 이제 나의 하루 일과가 되었다. 

구체적으로는 크리스마스 이브 아침 6시 40분에 출발해 1시간만에 푸른시에 도착하는 50유로짜리 티켓이 남아있는지 확인하는 일이다.


푸른시에는 다니씨가 살고 있다.

"크리스마스를 보내기에 어떤 도시가 좋나요?"라는 나의 물음에 다니씨는 "푸른시" 라고 답했다.

그는 푸른시에 오게 된다면 자신의 집에 머물러도 좋다고 했다.


나는 정말로 그렇게 해도 되는 것인지 알고싶어 

대뜸, "다니씨에게 연인이 생기면 곧바로 말해주세요. 크리스마스를 그와 함께 보내고 싶을 테니까요."라고 말했다.

다니씨는 "꼭 연인을 사귀고 말테다."라고 다짐을 했다. 


그의 대답을 듣고 비행기표를 사야할지 말아야할지 알 수 없게 되었다.

비행기표가 비싸지기 전에 어서 그의 마음을, 그리고 나의 마음을 확실히 알 수 있다면 좋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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