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 무슨
오늘은 하늘에 금붕어가 온종일 헤엄치는 날이군요
종일 종이로 만든 아가미가 내게도 달려
방 안에서 바닷물을 마실 수 있었으면, 하고 생각했어요
오늘은 우리, 무슨 말들로
잠 못드는 새벽녘 푸른 불빛 속에서
채도 낮은 생각들을 몇 장이나 넘겼는지
한숨이나 눈물의 도움 없이도 보여줄 수 있을까요
오늘은 우리, 무슨 몸짓으로
서로를 네모난 빛 속의 목록들에서
쫓기듯 찾았단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요
나는 또 눈을 감으며,
자기애가 낮아서 그렇다는 변명을 하게 될까요
오늘 우리,
우울이라 쓰고 우물이라 읽는 곳에 빠져
영원히 아침해가 뜨지 않는 그곳에서 살아요
걷을 이불과 비틀 수도꼭지가
없는 그곳에서 헤엄치며 살아요
우리,
- 우리와 금붕어라 소리내어 부를 만한 이를 찾아요.
- 눈물이 나올 것 같은 걸 참고 가장 솔직한 언어로 써 봤어요.
- 덕분에 가장 중2스러운 게 나왔네요. 같이 중2스러울 사람도 찾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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