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NUT

지상의 양식Ⅱ

 Les Nourritures Terrestres




어린 포도묘목의 들판에 오렌지색 기와를 얹은 흰 집이 한 채 서있다. 

그 끝도 없는 포도밭을 거쳐 돌벽으로 서있는 작은 집들을 지나면 반짝이는 호수가, 어떤 색이라기보단 어떤 빛의 풀들이 또 한차례. 

연둣빛이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 것들이다. 

세로의 사이프러스나무들은 종종 길 위를 장식하고 태양은 그 사이에 겨우 놓인 아스팔트를 달군다. 

페트리샤와 미셸은 노래같은 프랑스말로 대화를 나누고, 나는 그저 햇빛에 취해 잠깐 잠이 든다. 

어느새 P는 긴팔상의를 벗어 뒷좌석에 던지곤 카라가 멋있는 반팔 피케티를 입고있었다.


프랑스작가들은 너무 과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르퓌에서 니스까지 오는내내 그 길들을 보면서 틀렸단것을 깨달았다. 

이런 곳에서 살았다면, 태양이 그리고 모든것이 풍족한 여기에서 살았다면, 그 표현들은 결코 과한 것이 아니다.

서울에서 나고 자란 나는 아름답다는 말로 밖에 그 풍경을 표현할 줄 모른다. 

프랑스말에는 이를 표현하는 단어가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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