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향을위한시] 겨울 바다
Donutist 3번지/윤이명2016. 11. 17. 16:15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 <아를의 별이 빛나는 밤>
“카턴씨, 안타깝게도 저를 알기 이전보다 제가 당신을 더 불행하게 만들었으니 ……”
-찰스 디킨즈,『두 도시 이야기』(창비)-
언젠가 몰이해의 한파가 나를 슬픔 속에 가두고
어느새 내가 슬프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리기 전에
당신이 나에게 왔으면 좋겠다.
하얀 눈이 내리는 이유는 단단한 비애를 위함이 아닌
아름다운 봄이 오고, 눈 녹아 드러나는 세상, 잠시 비밀을 숨기듯
나에게 더 큰 행복이 기다리고 있다는 의미라며
시린 겨울에 이불 속에 갇힌 고독, 나의 겨울에
나의 차가운 마음을 걷어내어 줄
당신이 나에게 왔으면 좋겠다.
겨울 바다를 걸으며 더는 넘어지지 말라며
이 넘어짐은 미끄러움이 아닌 나의 부족함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먼저 나를 토닥여 줄 수 있는
나도 모르는 나의 고통을 단지 아름다운 사랑으로 치유해주는 당신이
너무나 고마운 당신이
나의 겨울 바다로 왔으면 좋겠다.
2013. 5. 15
설향을 위한 시/ 윤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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