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NUT

 

 

고양이가 말야 작은 고양이가 있었어. 그 고양이는 커다란 짐승에게 몰려서 막다른 골목까지 도망을 쳤지. 이제 도망칠 곳이 없어진 고양이는 발톱을 세우고 꼬리를 부풀리고 사자인 척을 했어. 짐승에게 겁을 줘서 살아남았지.

 

사자는 고양이의 작은 승리들이었어. 실로 그랬지 고양이는 자신의 생존을 자랑스러워 했어. 하지만 또 고양이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어. 궁지에 몰려서 죽을 힘을 다해 싸우고 싶지 않았단 말이야. 그런데 삶이 고양이를 그렇게 만들었어. 자꾸만.

 

떠돌이 고양이는 해마다 착실히 나이를 먹었어. 어느 날 수녀님을 만난 고양이는 그 곁에서 꼭 세 번을 울었어.

 

무서운 짐승은 몇 번이고 쫓아냈지만 곁에 아무도 없었던 건 참을 수 없었어요.”

누가 나를 상처 입힐까 봐 울지도 못하고 꾸역꾸역 살아냈던 내가 불쌍해요.”

나는 더 독하게 살 거예요 매일 매일, 삶이 나에게 그것을 주었으니까요.”

 

수녀님은 빙긋 웃었어. 빙긋 웃기만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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