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중독
Donutist 3번지/연꽃정원2017. 1. 18. 16:52
속에 뭐가 썩었나 보다
상한 냄새가 난다
나는 무섭다. 무서워서 도무지
적으면서도 매일 살아간다
집에 돌아가는 것이 무섭다
틀어박혀 무릎을 끌어안고 있으면
차 달리는 소리 아파트 소음 사이로
창문 열리는 소리가 소름끼친다
포대 자루 던지는 소리가
귀를 마냥 뚫고 들어온다 척추를 타고 흐르며
나의 오래된 두려움을 자극한다
유령에 시달리는 새벽은 지독하고
햇빛이 드는 시간까지 좀이 먹었다
살갗이 뜯긴 붉은 살 상처에서
생동감을 느끼고
나는 어쩔 줄을 모르겠다
확신을 가지고 디딘 발밑에서 지뢰가 터진다
그의 심장에 철근이라도 꽝꽝 박더라도
명명백백한 악의가 나를 잡아먹더라도
목을 맨 형상은 눈 뒤에
눈 뒤에 폐부에 위창자에
눈 뒤에…
속에 뭐가 썩었나 보다
도려낼 수가 없다
도려낼 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