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NUT

약을 걸러 골목을 도는 데 금단이 놓였다

비가 오면 제일 가벼운 부스러기만 부유한다

조금씩 건져서 시를 만들면 먼지 같아질까

 

 

세상은 도넛 같아

납작하고

뭐가 빠졌다

 

 

사람은 퍽퍽한 눈깔을 뜨고

그의 일상을 잘게 빻아서 뿌리면 어떠니

그러면 세상에 슬픔이 켜켜이 쌓일 텐데

썩은 낙엽이 밟히는 것 같이 폭신할 텐데

'Donutist 3번지 > 연꽃정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식중독  (1) 2017.01.18
순정한 연애  (2) 2016.12.11
春雨開花  (2) 2016.11.18
여행의 수확  (2) 2016.11.17
고양이 이야기  (2) 2016.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