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NUT

 

 

-

 

 

우리의 감정의 지형이 비슷하다는 걸 깨달은 순간이 왔지요. 카페 앞에 앉아 올려다본 하늘에 별이 빼곡했어요. 희뿌연 서울의 밤하늘이었는데도요. 그대가 내 마음에 걸어들어온 건 분명 그 순간이었어요.

 

서로의 목에 올가미를 걸었지요. 약속의 말들을 꿀꺽 삼켜 뱃속에는 영원이 싹을 틔우고, 하여 그대는 내 속에 죽지 않고 살아갈 거예요. 고단한 하루를 끝맺고 나에게 와요. 다시 곁에 누우면 바깥바람은 우리 체온에 녹아 없어지고 그대 잔잔히 숨쉬는 것을 보며 나는 긴 낮잠을 잘 테에요.

'Donutist 3번지 > 연꽃정원'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금단  (0) 2017.04.17
식중독  (1) 2017.01.18
春雨開花  (2) 2016.11.18
여행의 수확  (2) 2016.11.17
고양이 이야기  (2) 2016.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