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형이라는 허상
Donutist 3번지/정축적2017. 1. 4. 15:50
소모적인 하루다. 소비되는 모든 감정들이 나를 괴롭게 한다. 중심축이 휘어져버린 연약한 것, 나는 휘청거리며 도로를 걷는다. 자라나면서 자연적으로 비틀린 척추가 신경쓰인다. 스스로 균형잡혀 지기에는 너무 많은 자극에 노출되어 버린걸까. '삐뚤어졌다'라고 자각한 순간, 내 불안증상은 다시금 나를 잡아먹었다. 더욱 익숙해져버린 오른손에 화가 나 왼손으로 밥을 먹고 양치질을 해 보았다. 화장실의 거울상은 비웃듯 자신의 왼손을 능숙히 움직였다. 치우친 나의 모습을 벗어나고자, 밖으로 뛰어 나아가 찾았던 것은 너무나도 익숙해져버린 편의점의 딸기맛 우유였다. 무의식적으로 제품을 집어든 나의 오른손이 미웠다. 재빨리 왼손으로 반대 선반의 커피땅콩을 낚아챘다, 한 번도 먹어보지 않은. 집으로 돌아와 왼손으로 포장을 뜯고 목구멍에 거칠게 쑤셔박았다. 몸은 익숙한 낯설음으로 내게 반응했다. 그러고 보니 나, 땅콩 알레르기가 있었던가. 어쩌면 커피일지도 모르겠다. 실증나는 이 웃긴 현실을 한 대 때려주고 싶었다. 왼손으로.
어느 순간 마주한 내 모습이었다. 나는 아마 오래 전 부터 공평함을 잃어버렸던 것이었다. 물살에 휩쓸려, 스스로 어푸어푸하며 물장구 치는 것을 '헤엄'이라 믿고 있었던 것 아닐까. 과연 나의 자유의지는 확고하게 믿을 수 있는 개념인가, 나의 이성으로 선택할 수 있기나 한 것일까? 늘 먹던 딸기 우유도, 어쩌면 방금 집어든 커피땅콩도 우연히 지나가다 본 3초짜리 영상의 자극에 의해 도출된 결과일 수 있지 않은가. 머릿속 생각에 의해 행동하는 것이 아닌, 세상의 틀에 갇혀 지배당하는. 마리오네트가 스크린 속에서 춤을 추었다. 자의로 움직인다고 확신에 찬 미소를 띈 채. 그 인형의 눈 속에서 나는 나를 들여다보는 나를 보았다.
생각 하기도 싫어졌다. 둘러싸고있는 모든 배경들이 나에게 편향성을 쑤셔넣고 있었다. 고함을 치는 청록빛 커튼을 뜯어버리고 실실 쪼개고 있는 사과를 정말 쪼개버렸다. 왼손으로 오른쪽 주머니에 넣었던 스마트 폰을 꺼내 모든 어플리케이션을 하나 하나 지워나아갔다, 너무나도 오래된 낯설음은 휴지통에 담기는 그 순간까지도 나를 향해 소리쳤다. 드디어 나는 이런 시끄러운 고요를 벗어났다고 확신했다. 난장판이 된 작은 방 안에서는 온전히 미소를 띈 불쌍한 개체가 누워있었다.
오른쪽으로
어느 순간 마주한 내 모습이었다. 나는 아마 오래 전 부터 공평함을 잃어버렸던 것이었다. 물살에 휩쓸려, 스스로 어푸어푸하며 물장구 치는 것을 '헤엄'이라 믿고 있었던 것 아닐까. 과연 나의 자유의지는 확고하게 믿을 수 있는 개념인가, 나의 이성으로 선택할 수 있기나 한 것일까? 늘 먹던 딸기 우유도, 어쩌면 방금 집어든 커피땅콩도 우연히 지나가다 본 3초짜리 영상의 자극에 의해 도출된 결과일 수 있지 않은가. 머릿속 생각에 의해 행동하는 것이 아닌, 세상의 틀에 갇혀 지배당하는. 마리오네트가 스크린 속에서 춤을 추었다. 자의로 움직인다고 확신에 찬 미소를 띈 채. 그 인형의 눈 속에서 나는 나를 들여다보는 나를 보았다.
생각 하기도 싫어졌다. 둘러싸고있는 모든 배경들이 나에게 편향성을 쑤셔넣고 있었다. 고함을 치는 청록빛 커튼을 뜯어버리고 실실 쪼개고 있는 사과를 정말 쪼개버렸다. 왼손으로 오른쪽 주머니에 넣었던 스마트 폰을 꺼내 모든 어플리케이션을 하나 하나 지워나아갔다, 너무나도 오래된 낯설음은 휴지통에 담기는 그 순간까지도 나를 향해 소리쳤다. 드디어 나는 이런 시끄러운 고요를 벗어났다고 확신했다. 난장판이 된 작은 방 안에서는 온전히 미소를 띈 불쌍한 개체가 누워있었다.
오른쪽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