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NUT

항상 정답만을 외치는 건 지루해, 재미없어.

그리고 더 나아가서 생각해보자면, 작은 하나 하나는 모두 정답임에도 그것들이 모여 이뤄진 ‘전체’는, 큰 그림은 엉망인 경우가 허다하지. 그래, 마치 12년 동안 우리가 맹목적으로 좇아왔던 수능처럼 말이야. 치열하게 풀어낸 오지선다형 문제지에 쳐진 동그라미들은 결코 세상을 알려주지 않았어.


하지만 또, ‘오답’이라는 말은 나의 가능성을 제한해. 우리 모두의 가능성을 재단해버리지. 우리가 앞으로 만들어 낼 색다른 시공간에서는 바로 이 ‘오답’이 세상을 굴러가게 할 수 있는데도 말이지.


그래서 나는 ‘오류’라는 말을 쓰겠어. 기존에 깔려있던 지루한 소스에 색다른 기능을 더할래, 뺄래, 아니면 아예, 전부 다 바꿔버리겠어. 그 과정에서 잠깐 작동이 중지하는 건 당연해.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데 항상 빠를 필요는 없지. 다시 돌아보자. 더 나은 ‘무언가’를 위해서, 끝없이 실패하고 실수해보자.

-   '달콤한 오류'의 연원 

 

Hypergraphia : 측두엽 뇌전증 증상의 병, 글을 쓰고 싶은 주체 못할 욕구를 가진 사람들에게 쓰이곤 하는 '병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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