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NUT


 

 그래서 나는 노래부른다

 


허리가 아파
통증이 느껴지는 척추뼈 몇 마디 뽑아 버렸다
더 이상 고통은 느껴지지 않지만 
걸을 수 없게 되었다

방안에 누워
하루종일 천장만 보니 앞이 흐려졌다
눈알을 뽑아 물에 씻으면 괜찮아 지지 않을까
생수로 눈을 깨끗이 닦아 다시 넣었다
이제 앞이 뿌옇지 않다
다만 깜깜한 어둠만이 주위를 감쌌다

배가 고파서
손을 뻗어 주변을 더듬어 보았지만
아무 것도 잡히지 않았다
결국
빈손으로 돌아온 손을 먹었다

걸을 수 없고
앞이 보이지않고
먹을 것도 남아 있지 않다

그래도
목소리는 낼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노래부른다

| 연필로_강신강 skprojectka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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